사진이란 것으로 가상의 울타리와 현실의 공간을 공유하는
포클이라는 사진 커뮤니티에서 많이 공감 가는 글이라서 일단 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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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름의 화두입니다.
어떤 제약이 되기도, 한계가 되기도, 경계가 되기도 하는 화두.
기타로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어떤때엔 단순하고 조악한 전자음악 덩어리로 들리거나,
어떤때엔 여백의 미와 젠(선)을 극한까지 추구해온 하나의 결정체로 들립니다.
뭉크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어떤때엔 무질서한 선들이 조화롭지 못하게 연결된 낙서로 보이거나,
어떤때엔 그 안에 의도와 작가의 삶이 녹아나와 내 가슴을 때리는 절절한 절규로 보입니다.
제아무리 푼크툼과 아우라를 갖추고 있는 작품이라고 해 봤자.
감상자의 준비가 안되어 있으면 한낱 휴지쪼가리지요.
이번에 1360억에 낙찰된 뭉크의 파스텔화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냥 한낱 이상한 그림.
화두는 상황에 따라 모양을 바꿉니다.
예술은 아는만큼 읽히는데,
그 "아는 만큼"을 들키기 싫어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숨기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나는 취미로 하는 거라....."
취미라는 말은 자기의 생활을 다 살아내고 난 후의 여가를 즐기는 수단이기 때문에,
그래서 진지하고 치열하게 고뇌할 책임따위 나에게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되더군요.
물론 아집과 독선이 가득한 해석입니다만...^^;;;;;
세상이 너무 복잡다단해졌기 때문에 예술이 예술을 추종하는.. 즐기거나 추구하는 사람들을 지배할 수 없게 된..
세상이 복잡해진 만큼, 인류의 숫자가 늘어나고 사람의 숫자만큼 욕망이나 요구하는것이 다양해 졌고,
동시에 늘어나는 숫자만큼의 체험.. 그것도 예술과 같은 간접 체험이 아닌 레포츠와 같은
직접 체험이 늘어나 결국 비중이 역전되어 버린 지금.
(아마도 사진을 감상하기 보다 카메라를 만지고 기계 자체에 집착하는 것 또한 직접체험의 한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취미는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기 때문에,
나는 치열하고 싶지 않고 쿨하게 보이고 싶으니까..
고뇌하는건 쿨하지 않으니까............?
내 사진이, 내가 이렇게 길게 써내려가는 글의 인기가 없는건 땀냄새 풀풀 풍기는 진지함따위 쿨하지 않아서?
나름의 논리 전개를 통해 "감상하는 사람의 소양이 부족하니까 거기까지 밖에 안보이는게 아니냐"며
감상자를 매도하게 되는 결론이 그게 저는 싫었습니다.
왜 작가는 자기를 읽어주는 사람을 통해서만 존재하고 그 뒤에 숨어 어깨에 힘주고 팔짱 낀 체 으스대야 하는가....?
감상자를 매도해버리면 예술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소통 자체를 부정해버리는 패러독스에 빠져버리고 맙니다.
쉽게 말하면, 다른 모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외롭고 싶지 않아서 게시판에 글을 쓰는것인데
"너네들 수준이 너무 낮아서 이야기를 할 수가 없으니 이제 혼자놀거야"하는것과 같은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지금껏 (어찌보면 쓰잘데기 없는) 예술에 대한 고민들을 게시판에 쓰고 호응을 바랐던것 같습니다.
잘못된 방법임을 알면서도 말이지요. 풀어내는 방법이 틀렸다는것을 최근들어서 깨달았습니다.
혹자는 그러더군요. 말 좀 줄이라고. 그래서 없어보인다고.
하지만 앞으로도 적절한 지점을 찾는 노력은 멈추지 않으려고 합니다. 옳은 방법을 찾는 숙제는 남아있지만...
비록 내 사진에 사람이 나오지 않아 표정에 의한 감정전달이 어렵고 개념적이라 난해한 부분들이 있지만,
같이 호흡하고 싶으니까. 함께 더욱 깊고 높은 경지에 가고 싶으니까.
아침 일찍 잠이 깨어 벼르던 글을 쓰면서 스스로들 돌아보니,
생각이 참 쓸데없이 많군요, 저라는 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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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클의 Adios - 임도형 사진가가 포스팅한 글을 퍼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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