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새벽에 읽고 쓰는 시 - 오해
이름: 김상배 * http://www.kimsangbae.com
등록일: 2026-06-08 05:18
조회수: 140 m20260608_오해.jpg (157.5 KB)
오해 - 심보선
나는 오랫동안 배려의 그림자를 키워왔다
그것은 내몸의 윤곽만큼 온기를 지닌다
그러나 참 이상도 하지
사람들은 찬바람이 나로부터 불며
훈풍은 자연의 법칙이라 여긴다
그 누가 그림자의 따듯한 속삭임을 듣겠는가
그 누가 그림자의 깊은 정에 끌리겠는가
그런데 참 이상도 하지
사람들이 나를 오해하듯
나는 내 심장을 오해한다
사랑은 내 의지이며
농부가 열매를 거둬들이듯 때가 되면
사랑을 소유할 수있다고 믿는다
그로나 덤불숲을 뛰쳐나온 토끼 따위에
놀라듯 내 심장은 사랑을 만나 쿵쾅거린다
딱딱한 어깨와 허리와 무릎을 꺾어
사랑을 포획하려 엉터리 덫을 만든다
그러니 참 이상도 하지
산다는 것은 오해의 연속이다
사람들은 나를 오해하고
나는 내 심장을 오해하고
내 심장은 생을 더듬거리며 엇박자로 달린다
오해로 인해 사물과 인간은
아름다움을 하루도 간직하지 못한다
그것은 참 이상하고도 힘든일이다